대화하는 농부시장 마르쉐로 놀러오세요
6월 23일, 합정 무대륙에서 마르쉐가 열리는 날이었다. 작년에 가보고 한동안 못 갔었는데 마침 먹거리를 사야 해서 가보기로 했다.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는 한 달에 4번 정도 열리는데 그중에 합정에서 하는 채소시장은 한 달에 1번뿐이라 잊지 않고 가보았다.
편한 옷차림과 에코백! 필수.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합정 무대륙으로 향했다.
마르쉐@ 이야기
마르쉐@는 '장터, 시장'이라는 뜻의 프랑스어(marché)에 장소 앞에 붙는 전치사 at(@)을 더해 지은 이름으로, 어디에서든 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2012년 10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첫 장을 연 마르쉐@는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루어지는 시장' 대신 '사람, 관계, 대화가 있는 시장'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들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작은 시장을 통해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부터 조금 더 즐거운 세상이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르쉐는 크게 '농부시장'과 '채소시장'으로 나눠진다.
농부시장
농부시장은 2012년 10월, 혜화에서 시작하였다. 혜화에서 매달 2번째 일요일에 월 1회만 열리고 있다. 마르쉐 시장 중 가장 오랜 시간 같은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생활형 장보기를 하는 손님과 새로운 시장 문화를 즐기는 젊은층이 많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100여 팀의 농부·요리사·수공예가가 함께하며 시장마다 주제를 정해, 농의 다양성을 담아가는 축제 같은 시장이다.
채소시장
채소시장은 2019년 새로운 시장 모델로 시작하였다. 마르쉐 농부시장 6년여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일상으로 다가가는 작은 시장 형태를 실험했다. 급변하는 날씨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실내공간을 찾아 야외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였다. 또한 농부들과 조금 더 천천히 깊게 대화하며 장보고 밥 짓는 일상의 즐거움을 되찾고자 동네에서 열리는 작은 시장이다. 20~30명의 농부가 각자의 방식으로 키워낸 지금 가장 맛있는 채소를 만날 수 있는 작은 시장이다. 1~2팀의 요리사가 지금 채소로 준비하는 한 끼 '채소점심', 시장 다음날 모여 밥해 먹는 반찬 모임 '채소반'도 함께 열린다. (현재는 코로나로 장보기만 가능한 상태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는 필수! 개인정보 작성 필수! 손 소독제까지 완료하면 초록색 리본을 나눠줬다. 초록색 리본은 건강한 일상과 안전한 시장, 그리고 농부들을 생각하는 마음의 표시였다. 손목에 묶어 장을 보니 괜히 마음이 들떴다. 뭘 사서 맛있게 먹을까 생각하며 천천히 둘러보았다. 낯선 채소나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면 바로 물어보면 된다.
감자 종류가 3종류나 되어서 신기하기도 하고, 알맹이가 작아 먹기 편할 거 같아서 500g씩 구매했다. 마르쉐 종이봉투에 담아주었는데, 그 감성이 좋았다. 종이봉투라 환경 걱정이 덜하니 말이다.
작년 마르쉐에 왔을 때 먹어보았던 '레몬커드'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레몬커드'와'바질페스토'를 구매했다. 양이 작아 작년에 아껴먹으려다 결국엔 곰팡이가 펴서 버렸던 기억이 있다. 유기농이니 이번에는 바로 먹어야지. 마침 집에 파스타 면이 있어서 바질페스토파스타를 해 먹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농부님이 '토종두메부추'시식을 권유했다. 향긋한 향이 입안을 맴돌았다. 평소에 부추를 먹지 않아 어떻게 해 먹으면 되는지 여쭤보았다. 가격도 저렴했고 이번 기회에 부추 먹으면 좋을 거 같아서 가볍게 구매 완료.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어김없이 마르쉐는 나에게 즐거운 경험이었다. 하나같이 에코백을 가져오고, 건네주는 농부들도 종이봉투에 담아주었다. 무성한 채소들이 에코백에 담겨 있고 무심하게 어깨에 걸쳐있는 모습이 꽤 기분 좋은 풍경이었다. 채소들은 포장되어 있지 않았고 바구니에 담겨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야채 모습은 마치 유럽 시장을 연상케 했다.
마르쉐는 농부가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팔기에 믿고 구매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유기농 채소, 건강한 식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하기를 권장한다.
ps. 오늘 장 본 걸로 바로 음식을 해 먹었다. 감자와 파스타 면을 삶고 그 위에 바질페스토를 섞어 간단하고 건강한 식사. 그 위에 부추도 잘라 넣고 레몬도 뿌려 향긋하고 담백한 한 끼 식사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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